128FLUX_2026_성도형 컬렉션_2026.5.22-6.5

새로움이란 무엇인가. 오랫동안 이 질문을 작업의 출발점으로 삼아왔다. 새로움은 만들어 지는 것인가, 아니면 발견되는 것인가. 어쩌면 새로움이란 전혀 새롭지 않은 것들 사이에 이미 숨어 있는지도 모른다. 그것을 찾는 방법은 단순하다. 다르게 보는 것이다.

작업은 생활 주변의 익숙한 사물들에서 시작된다. 누구나 보고 지나치는 것들, 무관심, 무의미 속에 묻혀 있던 것들이다. 그러나 무관심이 관심으로 전환되는 순간, 사물들은 새로운 의미를 생산한다.

작업 과정에서 특별하거나 새로운 방법을 사용하지 않는다. 오히려 지극히 반복적이고 단순한 행위에 기댄다. 잡지를 오리고 찢고 겹치는 행위, 보잘 것 없는 십 원짜리 동전을 하나씩 용접하는 행위, 종이를 아무 생각 없이 마는 행위 등 이 행위들은 의도적인 창작이라기보다 일종의 무의지적 반복에 가깝다. 손이 움직이고, 선이 모이고, 재료가 쌓이고, 형태가 생겨난다. 새로움은 의지 밖에서, 반복의 끝에서 불쑥 나타난다.

사물은 본래의 사회적 의미를 지닌다. 동전은 경제적 가치의 단위이고, 잡지는 정보와 이미지의 매체다. 이 의미들을 무시하거나 배제할 때, 재료는 새로운 언어를 갖기 시작한다. 익숙한 것의 기능이 혼동될 때 사물은 비로소 낯설어지고, 낯설어질 때 비로소 새롭게 보인다. 새로움이란 결국 보는 방식의 전환이다.

아무런 계획 없이 누구나 할 수 있는 선을 긋는다. 의식이 머무는 곳 없이 손이 가는 대로, 그저 지나온 선의 움직임을 따라간다. 선은 쌓이고, 때로는 그것을 자르고 찢고 구기면서 형태는 사라지기도 하고 다시 생겨나기도 한다. 반복은 똑같음이 아니다. 같은 행위를 거듭할수록 이전과는 다른 감각, 예상하지 못한 리듬과 구조가 스스로 드러난다. 무심하게 쌓인 움직임들 속에서 무의미해 보이던 것들이 의미 있는 것으로 변하는 순간이 온다. 새롭게 보이기 시작한다.

특별하지도 새롭지도 않은 것들로, 특별하고 새로운 것을 만든다. 의미 없어 보이는 반복들이 쌓이고, 반복이 무르익을 때, 새로움은 스스로 드러난다. 우리 특별나게, 새롭게 보이기 위해 애쓰지 맙시다!

_작가노트

Sung Dohyoung

dhworld@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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