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렌시아 Querencia란 ‘안식처’ ‘쉼터’를 의미하는 스페인어로 투우경기에 참여한 황소가 경기를 하다가 잠시 쉬면서 재충전 할 수 있는 공간을 말한다. 모든 인류는 자의든 타의든 물리적인 ‘커렌시아’를 갖을 수 밖에 없었다. 좀 더 의미를 확장시킨다면 이는 각자에 따라 물리적이거나 유형의 장소일 수도, 사람이거나 위로가 되는 이야기가 될 수도 있다.혼자만의 공간이 주는 의미와 각자의 ‘안식처’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그 무엇에 대해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The Group _ 김해숙, 박효정, 수네혼, 이갑재, 이성용>
데이비드 리스먼(David Riesman, 1909~2002)이 『고독한 군중』(1950)에서 “우리는 본질적으로 타인 지향적 이어서 자기의 고독을 군중 속에 축일 수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이다.” 주변에서 느끼는 고독 또한 홀로 있을 때 뿐 만이 아니라 군중 속에서도 느끼게 되는 양면성을 지니고 있으며 그것은 고독, 소외, 연약함 등으로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도시생활을 하면서 느끼는 ‘고독’이라는 단어는 흔히 ‘외로움’과 통용되고 있는데, 외롭다는 것이나 고독하다는 것은 공히 타인과 함께 있지 않고 홀로 떨어져 있다는 상태에서 발생하는 심리적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외로운 도시 풍경의 관찰 방법은 도시 걷기를 통해 시작되고 수집된 시각적 이미지들은 도시 일상의 발견과 풍경의 기록이라는 측면과 회화에서 표현된 걷기는 본인의 작업에 기록된 방법(콜라주페인팅, 종이 작업, 드로잉, 판화)은 내면의 깊이 있는 내용을 어떻게 작품에 담아낼지에 대한 고민의 결과다.
이렇게 경험되어지고 해석된 도시적인 삶의 상징적인 풍경들은 도시와 함께 개인적인 삶의 흔적까지도 발견할 수 있으며, 콜라주 페인팅은 고독하고 연약한 양면성을 가진 ‘카렌시아’을 탐구하는 구체적 대상이 된다.
_이갑재
유토피아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곳은 실패한 공간이였다.
이곳에서 여전히 이중생활 중이다.
빨강벽돌로 지어진 나의 작은 집
이곳은 나의 전투공간이며 내가 터트려야 할 폭탄이다.
이 폭탄이 터져 나온 파편들로 파랑벽돌 집으로 이동하고 싶다.
그곳은 꿈이자 허상의 공간이다. 그리고 앞으로 나의 커렌시아다.
커렌시아(감정의 공간)
수많은 감정 모여 하나의 공간이 된다. 이 모습이 나이자 우리의 모습이 아닐까?
_박효정
Suné
누구에게나 마음속으로 마음을 달래고 마음의 안정을 찾는 곳이 있습니다. 누군가에게 이것은 일시적인 마음의 상태이고 누군가에게는 그것이 세상을 보는 방식이 됩니다.
Everyone has a place they go to in their mind to escape and feel at ease. For some, this is a temporary state of mind and for others, it becomes the way they view the world.
모든것이 혼란스럽고 자유롭지 않았던 최근…인간의 나약함과 무기력함을 조롱하듯 창밖에 보이는 나무는 원해 그랬던 것처럼 싹을 띄웠고 잎을 키워냈고 신선한 바람에 몸까지 흔들어 주었다. 모두가 갇혀있던 그 모든 순간에도 파란 하늘의 구름은 유유자적 흘러갔다. 아무일도 없는 것처럼. 이 모든 상황이 아무것도 아니니 모두 기대어 편히 쉬라고..
_2021.7. 김 해 숙
이번 전시주제인 ‘커렌시아’는 자신만의 쉼터 혹은 재충전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이런 ‘커렌시아’를 저는 ‘응축’으로 표현하고 싶습니다. 휴식과 쉼을 통한 재충전의 공간을 각각의 작은 버블 안에 가둬두고, 구의 형태를 빌어 품을 수 있는 쉼의 공간, 혹은 압축 되어진 작지만 강한 이미지를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이로 인해 에너지의 폭발 혹은 분출하기 직전, 응축상태를 저의 언어로 풀어보았습니다.
현재 코로나19로 인하여 우리들은 각자의 힘든 상황 안에 갇혀 있습니다. 지금의 이러한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미래의 더 발전된 도약을 위한 ‘커렌시아’라 생각하고, 우리가 가진 작지만 강한 힘을 준비하고 비축해둔다면, 더 밝은 내일이 기다리고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