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도에서 바라본 풍경 / 72.5×91.0(cm) / oil on canvas / 2024

그네 옆에서 바라본 풍경(좌), 산책을 하다가 본 풍경(우) / 복도에서 바라본 풍경 / 91.5×135(cm), 91×130(cm) / oil on canvas / 2024
나는 풍경을 그린다.
성장하면서, 한 살 한 살 지나갈수록 변화가 많고, 책임져야 하는 일이 늘어났다. 그럴 때마다 불안과 부담이 생겨 이를 내려놓기 위해 산책을 자주 한다. 산책하면서 본 풍경은 개발로 인해 밀려버린 산, 도로 개통으로 인해 쌓여있는 흙덩이, 재개발로 인해 버려진 동네, 영업을 종료한 가게, 늦은 시간 사람이 없는 골목, 운동장에 덩그러니 놓여있는 의자. 강변에 있는 나무, 시골에서 볼 수 있는 주택과 전통 가옥, 콘크리트로 지어진 창고, 버려진 접힌 우산, 테이블, 의자, 사람이 없는 번잡했던 기차역과 같은 것 등, 어린 시절에 보았던 풍경과는 다른 주변이 보였다. 이러한 대상에서 기억에 남겨져 있는 과거의 풍경과 현주변 풍경이 겹쳐지면서 풍경 그림이 시작된다.


산책을 하다가 본 풍경 2 / 50×73(cm) / oil on canvas / 2024
그것은, 바람에 흔들리는 푸른 나무의 모습에서 오는 감정, 운동장에서 뛰어놀면서 느낀 운동장의 열기, 어린 시절 계곡에 느낄 수 있던 시원한 물, 하굣길에 느낄 수 있었던 노을빛, 학원 끝나고 홀로 집에 걸어갈 때의 적막함, 뜨거운 태양 아래 나무 밑 그늘에서 느낄 수 있는 시원한 바람 등, 한 시절의 풍경 이미지이다. 이러한 고즈넉한 느낌, 정겨운 느낌, 시원한 느낌, 목가적인 느낌을 지닌 장면은 빛을 통해서 화면에서 풍경 이미지로 드러난다. 이는 기억 속에 남아 있던 감정에 의해 무의식적으로 가져오는 기억의 파편들은 인위적으로 조작되어 시각화된다. 빛으로 사물의 면이 분할되고, 빛을 과장해서 명암 대비를 강조하고, 대상의 표면의 질감을 균등하게 한다. 또한, 사물의 위치를 조정하기도 하고, 삭제하기도 하는 등 포착한 장면들을 통해 느낀 감정을 극대화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풍경을 재구성한다. 그렇게 기억 속에 자리 잡은 풍경은 목가적인 느낌으로 조형화한다. 동시에 순수했던 어린 시절을 회상하는 향수(노스텔지어)를 이미지로 재구성되어 화면에 물감으로 안착한다.


20대를 경험하는 과정에서 혼란을 일으키는 주변 풍경과 물리적인 여러 가지 힘의 흐름, 그에 따른 책임을 짊어지고 살아야 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인위적인 빛을 통해 현재와 거리를 둔 풍경을 그리고 과거를 뒤돌아볼 수도 있는 쉼 공간을 화면 안에 만들었다.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불안함과 부담감이 나의 풍경을 통해 현재의 흐름에서 잠시 빠져나오는 순간의 체험이길 바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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