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이는 사이_정유빈 Jeong Yoo Bin_2024.11.19-11.27

현실과 존재하지 않는 환상 사이의 경계를 탐구하며, 보통의 대상물들이 지닌 고유한 반짝임을 통해 존재의 의미와 가치를 발견하고자 한다. “반짝임”은 현실과 이면 세계의 경계에서 생긴 틈새의 빛을 의미하며, 이 틈새는 보이는 세계와 보이지 않는 세계 사이에서 발생한다. “사이”는 이 틈새를 거쳐, 서로 다른 차원을 구분하는 경계이자 두 관계를 연결하는 통로 역할을 한다.

밤이 깃든 순간의 정원 / 130.3 x 130.3cm / Acryilc on canvas / 2024

물드는 순간 / 97.0 x 145.5cm / Acryilc on canvas / 2024

안과 밖을 연결하는 창문 프레임 너머의 풍경은 건축물과 자연물이 서로 뒤엉켜 현실과 다른 차원의 세계로 느껴지게 한다. 이를 토대로 실재와 가상을 넘나들며 새로운 공간을 짓는다. 사진 또는 드로잉으로 포착한 순간들과 기억 속에 존재하는 이미지들은 시간이 지나며 순간의 느낌만이 잔상으로 남게 되고, 이를 재구성한다. 이 과정에서 대상은 기억에서 결합되거나 해체되어 다른 모습으로 재탄생한다. 작품 속 곧은 선으로 이루어진 건축물과 흐르는 듯한 자연물의 굽은 선들은 무한한 공간으로의 연결점이자 유동적인 의식의 흐름을 반영한다. 그 선들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배치된 형상들은 유기적인 관계를 맺으며 새로운 질서를 만든다. 현실에서 대상이 지닌 색감은 기억 속 찰나의 감정이 더해져 변형된다. 이렇게 달라진 색감은 작품에 신비롭고 낯선 느낌을 주며 현실과 다른 차원을 넘나드는 새로운 시각적 경험을 제공한다. 

펼쳐진 바다 / 60.6 x 80.3cm / Acryilc on canvas / 2022

황홀한 빚을 따라 스며든 온기 / 112.1 x 162.2cm / Acryilc on canvas / 2024

반짝임은 강렬한 순간적인 빛과 은은한 빛으로 나뉜다. 강렬한 반짝임은 예상치 못한 변화나 충격적인 사건을 통해 나타나며 강한 시선을 끌어당긴다. 반면 은은한 반짝임은 섬세한 관찰을 통해 발견되고 쉽게 지나칠 수 있는 작은 변화들에서 비롯된다. 노을이 지는 하늘의 색감, 햇빛을 따라 움직이는 그림자, 건물 위로 떨어지는 빗물 자국, 강물 위를 춤추는 바람, 도시 속 산의 굴곡 등 다양한 형태로 반짝임들이 은은하게 나타난다. 소소한 순간에서 나타난 이 반짝임들이 작품의 주된 소재가 되어 일상에서 간과하기 쉬운 본연의 반짝임을 담아낸다. 

날의 단편 4 / 31.8 x 40.9cm / Acryilc on canvas / 2024

평범한 대상들도 그 존재의 의미를 발견하는 순간 반짝임으로 드러난다. 반짝임의 작은 빛들이 모여 만드는 세계는 일상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게 하고 주변 대상물들의 가치를 발견하게 한다. 이는 현실과 상상이 만나는 새로운 차원으로 이어지며,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사이에서 또 다른 가능성을 열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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