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업은 고통을 새롭게 감각하기 위한 시도이자 고통에 관한 재해석으로, 육체적 고통과 정신적 고통이 한 개의 가느다란 신경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설정하에 가상의 신경 공간 속에 존재하는 통각에 집중하며 시작된다. 이 통각은 단순한 통각점의 자극이 아닌 육체가 경험한 손상과 정신이 경험한 자극을 합치시키는 감각이자, 육체적 고통과 정신적 고통을 연결하는 고리이며, 신경 내부와 신경 외부 세상을 연결하는 링크이다. 작업은 통각의 전기신호로 이어진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합치시켜 다중적으로 묘사함으로써 고통에 관한 다양한 상상을 구현한다.


뉴런의 형태와 시냅스의 구조에 영감을 받아 물질화된 고통은 통각의 비정형적 신호형태로 자신을 증강해 나간다. 중심이 없는 풍경은 끊임없이 확장되고 화면은 유기적인 전기신호의 흐름으로 가득 찬다. 3D 프린터로 출력된 이러한 부조적 회화는 화면 밖과도 동기화한다. 3D 프린터로 녹여낸 필라멘트의 선들과 구체형 스티로폼으로 표현된 붉은빛의 입체조형물은 시점을 변화시켜 바라본, 확장되기 직전에 포착되어 고정된 고통이다. 고통 속 각각의 개체는 개인의 사건과 체험으로부터 획득된 독자적인 개체성을 가진 결정들이지만, 통각이라는 매개로 연결되어 군체로 변화하는 순간 새로운 유기체인 군체로 변화한다.

물질화된 고통인 군체는 시간 축에 고정되어 있던 고통의 상처와 아픔을 해체하여 통각으로 재조합함으로써 고통을 대면하고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관조적 시선을 제시한다. 이러한 시선의 전환은 고통에 관한 인과적 연결과 서사적 구조를 탈피하고 고통을 새롭게 감각해 고통의 의미를 개인의 역사 속에서 새롭게 재해석하기 위한 행위이다.


su_jung_art___88@instagram.com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