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와 풀의 이야기_김대홍 Dae Hong Kim_ 2021.3.26-4.10

비 이야기, 2채널 비디오, 7’ 44”, 2021

‘비 이야기’는 2010년부터 현재까지 내가 살던 여러 나라의 비를 기록한 영상 클립들을 2채널 비디오로 제작한 작품이다. 국경 혹은 도시의 경계를 넘더라도 사람이 만든 그 경계와는 상관없이 내게 익숙한 비를 만났고, 그곳의 말과 문화 그리고 국가적 위상 등은 달랐지만 내가 마주한 비는 그리 다르지 않더라. 시끄러운 비, 성난 비, 흩뿌리는 비, 따듯한 비, 재잘거리는 비 등 그 표정은 다양했지만, 나의 여권에 찍힌 스탬프와 상관없이 신기하게도 비는 항상 한결 같았다. 이민국에서 체류 심사를 기다릴 때도, 공항에서 다른 나라를 향할 때도 또 한국에 도착했을 때도 비는 항상 비였다. 세상은 우리가 구역 해 놓은 것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듯, 그리고 그런 세상을 살아가는 이의 비애를 위로하려는 듯 말이다.

Rain story, 2 channel video, 7’ 44”, 2021

‘Rain Story’ is a two-channel video, which was made out of rain video clips from various countries where I have lived since 2010. When I cross borders or stop in between cities, I find the rain so familiar. The languages, cultures, and national status were different, but the rain I encountered was not very different. Rain can be characterized as loud, angry, comforting, whispering or chattering. And it was always the same regardless of the stamps on my passport. It seems to me that the world is not like how we have zoned. It is as if it is whispering about the real place where I am.

풀 이야기, 싱글채널 비디오, 10’ 29” 무한루프, 2020

풀을 볼 때면 나와 내가 속한 사회가 생각난다. 크게 움직이던 아니면 아름답게 춤을 추던 풀 속에서는 그냥 하나의 작은 풀일 뿐. 비명을 지르던 슬픈 노래를 하던 풀 속에서는 그냥 풀잎 소리더라. 누구도 들으려 애쓰지 않기에 그 풀잎 소리가 구슬프다. 어른들이 말하길 세상을 풀들이 만들어 가는 위대한 곳이라 했지만, 내가 어른이 된 지금은 ‘과연 풀들을 위한 세상이 존재할까?’ 라는 질문만 머릿속에 맴돈다. 아무런 질문없이 그냥 모든 걸 잊고 바람 따라 흔들리며 춤을 추고 싶다.

Grass Story, Single Channel Video, 10’29”, 2020

When I look at a grass, I think of myself and the society I belong to. Whether it dances beautifully or wildly, it’s just a small invisible grass in the grasses. No one cares to listen to the voice of a grass whether it screams or sings. It would be just a faint sound in the wind. When I was a boy, grownups told me that the world is a great place that was made up by grasses. Now I have become an adult like them but I don’t really agree with their explanation about the world. The question is remaining in my mind, ‘Is there really a world for grasses?’. Sometimes I want to be ignorant and just let myself dance with the wind.

김대홍

김대홍 작가는 로봇, 설치, 뉴미디어 그리고 회화 등의 다양한 매체를 다루는 작가입니다. 그의 대부분의 작품은 장르를 불문하고 웃음과 슬픔 사이 어디쯤에 머물며 미생의 삶을 블랙유머로 이야기하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보는 이로 하여금 대상에 대한 웃음과 함께 그 너머의 비애를 동시에, 즉  ‘웃프다 (우스우면서도 슬프다)’라는 감정을 느끼게 만듭니다. 지금은 코로나19로 인한 국경봉쇄로 베트남 고산마을에 갇힌 채 작품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작가정보

redhong30@gmail.com

redhong30.egloos.com

instagram.com/redhong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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