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부시게 빛나는_조동진 Jo Dongjin_2019.12.1-12.10

현관문 위로 새어나오는 / Metallic Glitter Powder / 33.4×53(cm) / 2019
기억 저 끝에 그 사람 / Metallic Glitter Powder / 33.4×53(cm) / 2019

스스로를 특별하다 생각하며 이상적인 꿈을 뜨겁게 품던 어제가 있었다. 하지만 대단한 내일에 대한 근거 없는 망상은 별것 없는 오늘을 마주하는 순간 짙은 우울함과 깊은 절망감을 인정할 수 없어 눈을 질끈 감는다. 이내 눈을 뜨고 벗어나고자 발버둥을 치지만 짙고 깊은 심연의 어두컴컴한 오늘은 지독하리만큼 눈치 못 채게 서서히 잠식시키려 하고 그런 순간들이 반복되어 영원할 것만 같아 절망스럽다.

눈부시게 빛나는 / Metallic Glitter Powder / 33.4×53(cm) / 2019

마루는 차갑고, 밖은 따뜻하다. / Metallic Glitter Powder / 41×53(cm) / 2019

그런 오늘의 반복이 완벽하지만은 않는지 균열의 틈새로 인해 새어나온 한 줄기 빛은 아련하고 흐릿하지만 기억 저 언저리에 분명 있었을 초점(focus) 밖의 풍경을 비추며 존재의 가치를 증명이라도 하듯이 눈부시게 반짝반짝 흩날린다. 눈부심에 다시 눈을 감지만 어제와 같은 절망감이 아닌 기대와 환희가 있을 내일로 인해 황홀하다. 비록 이 오늘이 하루뿐이라도 절망과 후회만 가득한 어제의 희망과 기대가 부풀어 오르는 내일이 교차하는 혼돈의 오늘을 버티며 살아간다는 것만으로도 나, 너, 우리는 눈부시게 빛난다.

비는 내리고 / Metallic Glitter Powder / 41×53(cm) / 2019
눈 쌓인 동산을 바라보다. / Metallic Glitter Powder / 41×53(cm) / 2019

전시전경_

조동진

Cho, Dongjin

stay001@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