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도시_이덕영 Lee Deokyoung_2019.11.16-11.25

거인의 집_193.9 x 390.9cm_Pen and acrylic on canvas_2019

거인의 집(detail)_193.9 x 390.9cm_Pen and acrylic on canvas_2019

거인의 집(detail)_193.9 x 390.9cm_Pen and acrylic on canvas_2019

거인의 집(detail)_193.9 x 390.9cm_Pen and acrylic on canvas_2019

완공하지 않은 건물, 또는 해체하고 있는 건물들은 즐거운 상상을 하게 만든다.

주변을 잠시 둘러봐도 공사 중인 곳을 흔하게 볼 수 있다. 공간이 뻥 뚫려있는 내부 모습, 길고 무거운 철골, 어지럽혀지고 갈 곳을 잃은 전선, 단단하고 차가운 시멘트, 차곡차곡 쌓여있는 알 수 없는 장비와 건축자재의 무질서함은 나에게 흥미를 유발한다. 완공된 건축물의 일괄된 형태와 깨끗하게 발라진 페인트칠, 정리된 전선은 내겐 매일 보는 지루한 모습일 뿐이다. 이에 반해 공사장의 매번 바뀌는 건물 형태와 냄새, 공간에 울려 퍼지는 건설장비 소리는 새로운 정보를 계속 제공해준다.

숲 속의 사냥꾼과_90.9 x 65.1cm_Pen and acrylic on canvas_2019

공사 현장은 마치 우리 사회가 공사장 속에 존재하는 것 같다는 기분을 느끼게 한다. 따뜻하고 안락한 나만의 공간을 지키는 얇은 벽 뒤론 전혀 다른 존재의 탄생이 이뤄지고 있다. 의미가 있던 건물과 자연은 새로운 건축물의 등장에 허물어지고 다시 건설되고를 반복하며 결국 완공된 건물들은 의미를 잃은 껍데기로서의 벽으로만 존재하게 된다.

소비의 도시_162.2 x 130.3cm_Pen and acrylic on canvas_2019

정보는 매 순간 쌓이고 폐기되기를 반복한다. 인터넷과 각종 SNS에서는 매일 새로운 이야기와 사진, 뉴스, 사회이슈 등 매번 다른 정보들이 쏟아지고 있다. 의도했든 의도치 않았든 우리는 그 정보들을 마주할 수밖에 없다. 거리의 CCTV, 블랙박스, 낯선 이의 사진 등 정보의 과잉으로 우린 마치 벌거벗어진 듯 사회에 노출된다. 또한 공장에서 쏟아지는 수많은 생산품은 버려지는 만큼 다시 생산된다. 똑같이 찍어내고 버려내는 이 과정은 본질이 갖고 있는 매력까지 앗아간다.

나는 의미를 잃어 텅 비어진 벽과 그 속에서도 끊임없이 뿜어져 나오는 과잉된 생산의 사회에 나의 판타지를 입힌다. 작품 속에 껍데기뿐이라 더 이상의 정보량을 수용할 수 없는 벽들은 호스를 통해 정보를 내보낸다. 하지만 내보내는 만큼 새로운 정보는 다시 벽들의 공간에 유입된다. 유입된 정보는 꽉 차면 내보내지고 다시 들어오고를 반복한다. 쌓여진 정보량의 힘은 한순간 빠져 나가게 되고 결국 벽들의 사회는 가득 차있지만 텅 빈 공간으로 남겨지게 된다. 꽉 차있는 구축물들 사이로 이따금씩 목이 없는 형태의 인간이 보인다. 작품에서 보이는 목이 없는 인간은 여성과 남성의 사회적 의미가 아닌, 섹스(sex)의 의미로만 존재한다. 이들은 목에 호스를 꽂을 수 있는 구멍만이 나 있는 채, 작품 속에서 무질서의 역할을 담당한다. 질서와 법에 얽매이지 않고 캔버스 안에서 떠다니는 이들이지만, 목에 나 있는 구멍에 호스가 연결되면 다른 구조물과 마찬가지로 똑같은 정보만 전달하는 매개체의 역할만 담당하게 된다.

의미를 잃어 비워진 공간과 어떠한 형태로든 채우려는 욕망의 대립, 그 속에서 갈 길을 잃고 부유하는 인간들의 무질서한 공간과 다양한 질서로 가득한 현실은 묘하게 닮아 있다.

_작가노트

전시전경

이덕영

Lee, Deokyoung

onepiece1945@naver.com

개인전

2016 산책展 (우연갤러리, 대전)

단체전

2019 동시대 예술가들의 항해술 – 회화바깥의 회화 (이공갤러리, 대전)

어린이미술기획전 “스르륵 美↔來” (대전시립미술관, 대전)

제4회 뉴 드로잉 프로젝트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 양주)

말도마요 (파킹갤러리, 대전)

Post Project (목원대학교 미술관, 대전)

이덕영展 (시각시각갤러리, 대전)

2018 회화의 발언 DTC초대展 (DTC갤러리, 대전)

회화의 발언展 (대전예술가의 집, 대전)

ASYAAF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서울)

미디어아카이브展 (ArtSpace128, 대전)

제3회 뉴 드로잉 프로젝트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 양주)

이덕영展 (예치과갤러리, 대전)

2017 중동마을에는 사연도 많지 (보훈회관, 대전)

회화의 발언展 (대전예술가의 집, 대전)

그림 밖 그림 (대전창작센터, 대전)